목수정씨 일에 관련해서 옛날얘기

예전에 학생회 비스므레한 단체에 있었는데, 그때의 이야기.
(솔찍히 옛날까진 아니고 1,2년전 얘기이다.)

이 단체는 선거랑 감사가 주 업무인데, 바야흐로 11월.
온갖 선거가 몰리는 시기라 총학선거랑 과선거랑 전부 몰려서,
하루에 두가지 선거를 동시에 하기도 하니, 정신이 엄청 없었드랬다.
게다가 상주하는 인원도 1학년이 대부분이라, 정신이 없는게 당연할지도 몰랐다.

아무튼 선거도 어찌어찌해서 끝나가고, 이 일도 올해면 끝이구나 하고 있었는데,
선거명부의 숫자랑, 선거인수가 안맞는 일이 터진거다.
그당시 선거는 경선이 아니라 단일후보라 그렇게 민감한 상황은 아니였지만,
자칫하면 선관위의 꼴이 우습게 될 판이였다.

그 자리에 있던 나는 일단 위원장불러오라고 시키고, 명부랑 선거인수를 세보는데,
암만 세봐도 한명이 남는거라, 이건 필시 체킹하던 애들이 실수한 일이였다.

그럴때쯤 위원장이 도착해서, 다시한번 체크해보던 차에 위원장이 말했다.
"그냥 안한사람 한명 체크해서 조용히 넘어가죠?"

당시 위원장은 나보다 후배였던지라, 무슨 일이 있으면 나한테 먼저 얘기하곤 했는데,
나름 커질 수 있는 일이라 내게 먼저 말한듯 했다.

나는 당시에 "우리가 잘못한 거잖아? 그냥 밝히고 미안하다고 하고, 다음에 이런일 없도록
애들한테 따끔하게 한마디해라."라고 말했는데, 위원장은 어차피 조용히 지나갈 수 있는
일인데 뭐하러 그렇게 하냐고 하면서, 다수결로 가자고 했었다. 난 못마땅했지만 그래. 그
러자하고 애들모아서 다수결로 부쳤다.(물론 다수결에서 위원장쪽 의견이 채택된건 뒤로
하자)

결국 일은 조용히 지나가는 것으로 일단락지어졌지만, 나는 내내 그일이 참 못마땅했다.
잘못한건 잘못한건데, 왜 그걸 덮으려고 하나. 감싼다고 좋은게 아닌데.. 애들이 그걸보고
다음에 또 이런식으로 넘어가면 어쩌나... 하는 고학번들의 노파심.
그리고 내 원리원칙주의가 자꾸만 그것을 거슬리게 만들었었다.

그러다가 몇년후, 목수정사건이 터졌다.
지금은 마치 진보vs쿨게이 이런식으로 대립구도가 만들어지는 듯한데, 이중에서 두드러지는건,
허지웅씨와 노정태씨의 글. 목수정씨를 감싸는 듯한 진보신당의 행위와, '친'진보신당적 블로거의
목수정감싸기 포스팅들을 보면서, 왠지 그날의 위원장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ps. 그날 일이 내내 불편하다가 선거 뒤풀이날 폭발했다고 하는데, 그때 내가 "ㅅㅂ 잘못한건 잘
못한거지 그걸 왜 덮어? 니들이 정치인들이랑 다른게 뭐야!"하고 소리질렀댄다. 난 필름이 끊겨서
기억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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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최종욱 2009/04/05 22:23 # 답글

    공감합니다. 작은 실수도 기록하고 넘어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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